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억만금을 준대도 스무 살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내가 전하는 삶의 튜토리얼

통제할 수 없는 걸 왜 통제하려고해?

오늘 직원이 하루 만에 추노(?)했다.

하루 만에 그만두겠다는 직원을 처음 만났다.

내가 늘 자부하던 것이 있다면, 모두에게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준다는 것이었다. 조금 호구같이 보일지라도 최대한 잘 해주고 싶었고,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내가 내 사업을 일군 가장 큰 목표 중 하나였으므로.

뭐가 잘못된 걸까. 내가 가르쳐주는 방식이 너무 지루했나? 우리가 하는 일이 시시해 보였나? 마감 업무라 설거지나 청소가 하기 싫었나? 아까 일상 대화에서 공감을 덜 해줬나? 별의별 생각이 스쳤다. 하지만 우리는 연이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.

나에게 맞는 사람이 있고 안 맞는 사람이 있고, 닿는 인연이 있고 붙지 않는 인연이 있겠지 하며 내 스스로에게 놀라울 만큼 차분했다. 또 최근에는 매장 서비스에 대한 좋지 않은 리뷰가 달렸다. 예전의 나였다면 안 좋은 피드백 하나에 손톱을 물어뜯으며 심장이 벌렁거렸을 텐데.

어이없는 타이밍이지만, 바로 여기서 내가 작년에 비해 성장했음을 느꼈다

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 하지 않는 것. 어쩔 수 없는 부분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않는 것.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려는 것.

그래서 나오지 않겠다는 분의 의사를 존중하고 그대로 보내드리기로 했다. 좋지 않은 리뷰도 깨진 유리를 그냥 두는 것 마냥 마음에 걸렸지만, 그대로 두기로 했다. 그건 그 사람의 경험이고, 내 매장 서비스에 대한 진심 어린 의사다.

오해할까봐 붙이자면,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하니까 혹여 환불을 원하시는지 묻기 위해 리뷰에 댓글로, 쿠팡이츠 고객센터를 통한 전화로 한 번 더 연락을 취해봤지만 닿지 못했다. 내가 해야 할 일은 했으니 그의 의사를 존중하고 두기로 했다. 그 너머의 개개인의 경험이란,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.

사실 어쩜 나는 지쳤던 것 같다. 지친 내 몸과 마음이 그 둘에게 가 닿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조금 창피했다. 더 나아가 지금 내게 필요한 건, 지치지 않고 오래 갈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란 확신이 피어났다.

2026년, 나는 지속가능한 구조를 설계하기로 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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